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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재수하겠다는데, 부모는 무엇을 함께 결정해야 할까

아이가 재수하겠다는데 결정이 어렵다면, 영서와 지호의 경험을 읽고 아이의 이유와 생활 계획, 가족이 감당할 비용과 지원 기간을 함께 이야기할 질문을 살펴봅니다.

아이가 재수하겠다는데, 한 번 더 믿어줘야 할지 지금 갈 수 있는 대학을 권해야 할지 마음이 오갈 때가 있습니다. 다시 실망할까 걱정되고, 학원비와 생활비를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선뜻 결정하기도, 부모의 걱정만으로 말리기도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재수를 선택한 영서와 지호의 서로 다른 경험을 읽고, 아이의 이유와 공부할 생활, 가족이 지원할 수 있는 범위를 함께 이야기할 질문을 정리합니다.

목차

  1. 엄마의 문자를 읽고 영서가 생각한 것
  2. 의대라는 목표도 다시 물어볼 수 있었던 시간
  3. 다른 공저자 지호가 선택한 재수
  4. 재수를 결정하기 전에 함께 나눌 이야기
  5. 두 사람의 재수 이야기를 더 읽고 싶다면

엄마의 문자를 읽고 영서가 생각한 것

재수를 고민하던 영서에게 엄마의 문자가 왔습니다. 스무 살이 되었으니 이제 스스로 인생을 살아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은 영서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 주었습니다. 준비물을 챙기고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일에서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영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해결책을 찾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돌아봅니다.

문자에는 이런 말도 있었습니다.

“엄마는 이제 한 발 떨어져서 널 응원할게.”

조영서, 『카나리아의 날갯짓』 53쪽, 엄마의 문자 중에서
작은 책상 곁에서 엄마가 보낸 문자를 읽는 성인 영서의 모습을 그린 삽화
53쪽의 문자 장면을 바탕으로 그린 삽화입니다.

영서는 ‘스스로’와 ‘네 인생’이라는 단어를 곱씹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왔지만, 그 공부가 정말 자신의 의지에서 시작됐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재수는 고등학교에 다닐 때처럼 정해진 과정을 계속 따라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할지 말지부터 자신이 결정해야 했습니다.

곧바로 확신이 생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서는 공부가 힘들기만 했던 이유를 알아보고, 그 문제를 풀어볼 시간이 필요했다고 씁니다. 오랜 고민 끝에 재수를 결심하고 재수학원에 등록합니다. 이 선택을 돌아보는 영서의 글에는 의대에 합격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이번에는 자신의 이유로 공부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놓여 있습니다. (53~55쪽)

의대라는 목표도 다시 물어볼 수 있었던 시간

영서는 재수를 결심한 뒤에도 의대라는 목표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묻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서 벗어나겠다면서 목표는 여전히 의대여도 괜찮을까.

그 질문을 따라가다 의학에 대한 작은 호기심이 자신에게도 있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의대가 좋다는 말을 따라가는 대신, 이 분야가 자신의 흥미와 가치관에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알아보는 과정에서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중간에 방향을 바꿀 마음도 있었다고 적습니다.

“결국 ‘재수’라는 결정은 단순히 ‘1년 더 해서 의대 붙겠다’가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뭔지 시험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조영서, 『카나리아의 날갯짓』 56쪽

그렇게 선택한 재수였지만 두 번째 수능의 결과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영서는 모의고사보다 잘 나오지 않은 수능 성적표를 오래 바라봅니다. 자신의 의지로 시작했다는 사실이 결과 앞의 실망까지 없애주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수시 면접을 거쳐 의대에 합격했지만, 그 사이에는 다시 흔들리고 기다리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61~69쪽)

영서의 경험을 읽으며 재수 여부를 생각할 때는 합격한 결말뿐 아니라, 결심할 때 무엇을 바꾸려 했는지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도 함께 보게 됩니다. 아이가 한 번 더 해보겠다고 할 때 부모가 걱정하는 것도, 어쩌면 바로 그 사이의 시간일 겁니다.

합격 뒤에도 고민이 끝나지 않았던 또 다른 공저자 다인의 이야기는 의대 가면 행복할까, 합격 뒤에도 불안했던 이유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른 공저자 지호가 선택한 재수

같은 책의 공저자 지호는 첫 수능을 보기 전부터 재수를 결심했습니다. 모르는 내용을 자기 속도로 차근차근 채우며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첫 수능 점수가 조금 더 좋았어도 결정을 바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씁니다. 부모님은 갈 수 있는 대학에 합격해 놓고 휴학하는 것을 조건으로 재수를 허락했습니다. 이는 지호 가족의 선택이지 영서의 이야기나 모든 가정에 적용되는 입시 방법은 아닙니다. (128~130쪽)

지호는 학원에 다니며 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스스로 하루를 계획할 수 있는 자유를 반겼고, 큰 계획을 작은 목표로 나눴습니다. 가령 수능 전까지 세 번 공부하려는 교재라면 석 달 안에 한 번을 마치는 식이었습니다. 조금 밀리는 날에도 전체 방향을 이어가려고 했습니다. (131~134쪽)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선택한 재수라고 쓰지만 출발점과 생활은 같지 않았습니다. 영서가 오래 따라온 목표를 다시 묻고 있었다면, 지호는 부족한 내용을 자신의 속도로 이해해 보고 싶어 했습니다. 같은 ‘재수하고 싶다’는 말 안에도 서로 다른 이유가 들어 있었습니다.

재수를 결정하기 전에 함께 나눌 이야기

이 두 경험만으로 어떤 아이에게 재수가 맞는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읽은 뒤에는 합격할 자신이 있는지 묻는 것 외에도 나눌 말이 생깁니다. 아래는 책 속 대사를 옮긴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출판사에서 정리한 질문입니다.

다시 해보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가 있는지, 지난 공부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채우고 싶은지, 지금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지부터 들어볼 수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답이 나오지 않으면 시간을 두고 다시 이야기할 여지도 남겨둘 수 있습니다.

지난번과 달라질 하루는 어떤 모습인지. 학원에 가겠다는 계획 다음에 수면, 통학, 식사, 공부할 장소와 쉬는 시간을 같이 그려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혼자 정할 부분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나누면 부모가 어디까지 관여할지도 조금 더 구체적이 됩니다.

가족이 지원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학원비뿐 아니라 교재비, 식비, 교통비나 주거비를 함께 적어볼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도 감당 가능한 금액과 기간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두 가족의 재수 예산이나 비용 합의가 나오지 않으므로, 특정 금액을 기준으로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각자 생각한 범위를 먼저 적어보고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계획을 바꾸고 싶어질 때 언제 다시 이야기할지. 재수를 시작한 뒤 목표가 달라지거나 생활이 생각처럼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의 다음 선택도 지금 전부 확정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시점에 다시 상의할지 정해둘 수 있습니다. 영서가 재수 중에도 목표를 재검토할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대목은 이런 대화를 떠올리게 합니다.

오늘 한 번의 대화로 허락과 반대를 모두 결정하지 못해도, 서로 무엇을 걱정하는지 조금 더 알게 될 수는 있습니다. 부모가 생각한 비용과 아이가 기대한 생활을 적어두었다가, 다음에 같은 자리에서 이어서 이야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두 사람의 재수 이야기를 더 읽고 싶다면

『카나리아의 날갯짓』은 조영서·이지호·유다인이 수험 생활과 그 이후를 돌아보며 쓴 에세이입니다. 재수의 성공 확률을 계산하거나 합격 방법을 안내하는 책은 아닙니다. 영서의 선택을 더 읽고 싶다면 53~69쪽을, 지호가 재수를 결심하고 하루를 꾸려간 과정은 128~134쪽을 이어서 읽을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오래된 마음이 뒤늦게 오간 장면은 고3 엄마 스트레스, 아이 잘되라고 한 말이 왜 상처가 됐을까에, 시험 앞에서 느낀 불안은 시험 불안, 수능을 먼저 통과한 세 사람의 극복법에 담겨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담긴 책

카나리아의 날갯짓 표지

카나리아의 날갯짓

새장을 박차고 날아오를 청춘들에게
조영서 이지호 유다인 지음 · 에테르니 · 248쪽

1부 「치유를 향한 날갯짓」과 2부 「자립을 향한 날갯짓」. 영서와 지호가 각자의 이유로 재수를 선택하고 그 1년을 보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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