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하기

『나이팅게일은 죽었다』는 간호학과 지망생만 읽는 책일까?

『나이팅게일은 죽었다』를 읽은 세 고등학교의 사전 활동과 질문, 삶과 죽음 토론, 강연 뒤 학생 후기를 학교도서관 활용 사례로 정리했습니다.

학교도서관 독서토론이나 작가와의 만남을 준비하면서, 간호사의 책이 간호학과 지망생에게만 맞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고 계신가요? 참여 학생의 관심은 제각각이고, 같은 책을 읽더라도 어떤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 미리 살펴보고 싶으실 겁니다. 『나이팅게일은 죽었다』를 읽은 세 고등학교의 사전 활동과 질문, 강연 뒤 학생들이 남긴 후기를 모았습니다. 제목을 해석하는 독서에서 삶과 죽음의 토론, 진로 탐색까지 이어진 사례를 통해 우리 학교에 맞는 활용 방향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목차

  1. 같은 제목을 읽고도 학생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2. 간호 진로에서 삶과 죽음의 토론으로
  3. 학생들은 강연 뒤에 무엇을 남겼을까
  4. 우리 학교에서는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같은 제목을 읽고도 학생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2023년 부명고 강연을 하루 앞두고, 사서 선생님이 엑셀 파일 하나를 보내주셨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죽었다』를 읽은 학생 10명의 답변이 담겨 있었습니다.

첫 문항은 “이 책의 제목은 왜 『나이팅게일은 죽었다』일까?”였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답은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았습니다. 한 학생은 나이팅게일에게 기대하는 헌신적인 간호사의 이미지와 실제 근무 환경의 차이를 생각했습니다. 다른 학생은 나이팅게일도 유한한 삶을 살았지만 많은 것을 남겼다는 점에서, 살아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관한 의미를 읽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적은 해석이지, 제목의 뜻을 설명하는 공식 해설은 아닙니다. 다만 서로 다른 답변을 놓고 책의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간호학과 진학 여부와 관계없이, 한 권의 책을 자기 말로 읽어보는 활동입니다.

이어지는 항목은 책 내용에 관한 질문과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책 속 날짜와 시간 표기를 묻는 질문도 있었고, 간호사가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을 더 알고 싶다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한 학생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작가님은 힘든 일과 슬픈 일이 많을 “간호사”라는 직업을 사랑하시나요?

부명고 학생의 사전 질문, 2023년

이 질문은 간호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는 답하기 어렵습니다. 책에서 읽은 고단한 일상을 떠올리며, 그 일을 했던 사람에게 여전히 그 직업을 좋아하는지 직접 묻고 있습니다.

간호 진로에서 삶과 죽음의 토론으로

『나이팅게일은 죽었다』의 1부에는 종양내과 병동에서 만난 환자와 가족, 임종을 지킨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2부에서는 그 곁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낮과 밤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직업의 일상을 따라 읽을 수도 있고, 환자와 가족이 마주한 선택을 중심으로 읽을 수도 있는 구성입니다.

2024년 신철원고 사서 선생님이 보내주신 준비 메일에는 후자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1·2학년 학생들과 연명치료 결정제도의 배경을 알아보고 관련 드라마를 함께 보는 수업을 했으며, 간호동아리 학생들과는 두 시간 동안 비경쟁 토론을 진행했다고 적어주셨습니다. 토론 주제에는 다음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이 질문들은 학생이 모두 의료인이 되겠다고 정했을 때만 나눌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환자가 원하는 것과 가족이 바라는 것이 다를 때 누구의 입장에서 생각할지, 생명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이 구체적인 상황에서는 무엇을 뜻하는지 함께 고민하게 합니다. 실제 의료 결정에는 제도와 절차가 있으므로, 수업에서는 그 기준을 확인하는 일과 책 속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일을 함께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학교는 이렇게 먼저 나눈 생각과 질문을 작가에게 전달했습니다. 작가와의 만남 이전에 이미 수업이 있었고, 학생들이 어떤 주제까지 생각해보았는지 알려주는 준비 자료가 있었습니다.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 강연 장면을 그린 삽화
삶과 죽음에 관한 질문을 나누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을 표현한 AI 삽화입니다. 실제 학교나 학생을 재현한 그림은 아닙니다.

학생들은 강연 뒤에 무엇을 남겼을까

2022년 평택여고에서도 학생들이 먼저 책을 읽었습니다. 담당 선생님은 강연 전에 학생들이 작성한 학습지와 모둠 토론용 양식을 보내주셨습니다. 강연 뒤에는 학생 보고서를 모아 전달해주셨고요.

사후 보고서에는 기억에 남은 질문과 답변, 그리고 자신의 진로와 연결해 느낀 점을 적는 칸이 있었습니다. 간호사를 추천하는지, 간호사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같은 질문이 학생들의 기록에 남아 있었습니다.

간호학과를 희망하던 한 학생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간호학과를 꿈꾸면서 간호사와의 만남을 가져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 특강을 통해 간호학과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평택여고 학생의 강연 후 보고서, 2022년

그 학생의 후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확신으로만 채워져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어지는 글에는 간호가 힘들고 어려운 직업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길이 자신에게 맞는지 흔들릴 때도 있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환자를 간호하며 얻는 보람이 일을 버티게 하는 힘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강연을 듣고 진학 의지가 커졌다는 한 문장만 떼어놓으면 보이지 않는 고민입니다. 학생은 하고 싶은 일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하고 싶은 이유를 함께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간호학과로 진로를 정하지 않았던 학생의 후기도 있었습니다. 이 학생은 간호사를 막연히 주사를 놓는 사람으로 생각했지만, 환자를 위해 일하는 직업이라는 점이 와닿았다고 적었습니다. 그 학생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평택여고 학생의 강연 후 보고서, 2022년

또 다른 학생은 죽음에 가까워진 환자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관한 답변이 인상 깊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후기를 이렇게 맺었습니다.

나도 이처럼 병원이라는 곳이 좋은 곳은 아니지만 환자분들이 계신 동안에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는 의료진이 되고 싶다.

평택여고 학생의 강연 후 보고서, 2022년

전달받은 후기에는 진로를 더 구체적으로 생각한 학생도, 이전에 잘 몰랐던 직업을 새롭게 본 학생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간호학과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같은 만남을 거쳐도 각자의 관심과 고민에 따라 남긴 내용이 달랐습니다.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곁에 두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는 학생을 그린 삽화
강연 뒤 생각을 글로 남기는 장면을 표현한 AI 삽화입니다. 실제 학생을 재현한 그림은 아닙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세 학교의 자료는 같은 책으로도 준비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부명고에서는 제목에 대한 해석과 책을 읽으며 생긴 질문을 모았고, 신철원고에서는 삶과 죽음에 관한 수업과 토론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평택여고 학생들은 강연 뒤 자신이 생각하는 진로와 연결해 글을 남겼습니다.

학교의 목적이 간호·보건 진로 탐색이라면 간호사의 일상과 직업 선택을 다룬 부분을 중심으로 읽고, 직업 정보만으로 알기 어려웠던 점을 질문할 수 있습니다. 독서토론이 목적이라면 환자와 가족의 선택이 담긴 장면을 읽고, 서로 다른 입장에서 이유를 찾아보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작가와의 만남을 함께 준비할 때는 학생들이 어디까지 읽었는지, 어떤 질문에서 의견이 갈렸는지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학교에서 이미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더 듣고 싶은 내용을 협의할 수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책 소개와 목차에서 수업에 맞는 내용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김민경 작가 강연 안내에는 학교별 진행 사례와 주제를 정리해두었습니다.


자료: 부명고(2023년), 신철원고(2024년), 평택여고(2022년)에서 저자에게 보내온 준비 메일·활동 자료·학생 보고서. 학생 인용은 이름과 학번을 제외하고, 줄바꿈과 띄어쓰기만 정리했습니다. 후기는 학교에서 전달받은 일부 보고서이며 전체 참여 학생의 평가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가 담긴 책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표지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어느 간호사의 죽음 이야기
김민경 지음 · 에테르니 · 224쪽

종양내과 병동에서 지킨 임종의 기록과, 그 사람들의 낮과 밤입니다.

책 소개예스24알라딘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