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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선물 추천, 먼저 읽고 친구에게 건네는 책

간호사 선물 추천을 찾는 분께, 먼저 읽고 친구에게 건넬 책을 소개합니다. 종양내과 간호사였던 저자의 기록으로 친구의 일과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봅니다.

간호사 친구에게 선물을 고르면서, 물건 외에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취업을 축하하고 일하는 친구를 응원하고 싶은데, 병원에서의 하루를 잘 모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저는 간호사로 일할 때 제가 어떤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이해받기 어려운 것이 가장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간호사 선물을 찾는 분들께, 친구에게 줄 책을 먼저 읽어보는 방법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제가 쓴 병동의 한 장면을 함께 읽고, 친구의 일을 이해하는 데 이 책이 맞을지 살펴볼 수 있도록 적었습니다.

목차

  1. 해가 뜰 무렵 찾아가던 병실
  2. 친구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하루
  3. 간호사 친구에게 어떤 책을 건넬까
  4. 친구가 먼저 읽고 건네준다면
  5. 『나이팅게일은 죽었다』에 담긴 이야기

해가 뜰 무렵 찾아가던 병실

종양내과 병동에서 일할 때, 의식을 잃은 환자분을 간호한 적이 있습니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혹시 이번에는 반응하지 않을까 싶어 몇 번이고 다시 불러보곤 했습니다.

나이트 근무를 할 때면 해가 뜰 무렵 그분의 병실로 갔습니다. 보호자와 함께 기저귀를 갈고, 입안에 고여 있지만 스스로 뱉어내지 못하는 가래를 빼냈습니다. 그분이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도우면서 상태가 달라지지는 않았는지 살폈습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게는 오랜 시간 간호했던 그분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름을 불렀을 때 다시 대답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새벽 병실에서 잠든 환자를 살피는 간호사
나이트 근무 중 해가 뜰 무렵 찾아가던 병실.

그분은 이후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어느 날 병실에서 이름과 날짜를 묻고, 마지막으로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아느냐고 여쭈었습니다.

알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호사.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179쪽

그분은 제 이름 석 자까지 말씀하셨습니다. 지쳐서 무표정으로 일하고 있던 저는 그 말에 순식간에 와르르 녹아버렸습니다. 의식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저를 바라보며 제일 좋아하는 간호사라고 하셨으니까요. 보상받고 싶어서 했던 간호는 아니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따뜻한 온기가 퍼졌습니다.

간호사가 하는 일을 설명할 때 주사를 놓고, 약을 주고, 환자를 돌본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병실에서 제가 보낸 시간을 이야기하려면 이런 장면까지 꺼내야 합니다. 무슨 일을 했는지뿐 아니라, 그분을 어떤 마음으로 간호했는지도요.

친구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하루

반대로 환자분이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습니다. 여러 환자의 요구를 들으면서 처방을 수행하고, 상태가 달라지는 사람은 없는지 살펴야 했습니다. 한 환자에게 가 있는 동안에도 다른 환자에게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고, 여러 곳에서 동시에 저를 찾았습니다. 뒤늦게 찾아가서는 죄송하다는 말부터 해야 했습니다. 환자가 불편한 것도 알고, 기다린다는 것도 아는데 바로 가 드리지 못했습니다.

여유가 생긴 날에는 같은 병동에서도 환자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며 웃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점심을 먹던 선배 간호사가 “오늘만 같으면 평생도 일하겠어”라고 말한 날도 있었습니다. 책의 196쪽에 적은 이야기입니다.

몸이 힘들고 마음에 여유가 없던 날의 저도, 환자의 말에 기뻐하던 저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여유가 있을 때는 할 수 있었던 일을 너무 바쁜 날에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 차이는 제 마음가짐만으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는 종양내과 첫해를 지나온 기록에 조금 더 길게 적었습니다.

제가 어떤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이해받기 어려워 답답하다는 건, 이런 부분까지 포함한 이야기입니다.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과 실제로 해낼 수 있는 일 사이에서 힘들었던 시간도 누군가는 알아주었으면 했습니다.

친구가 병원에서 돌아와 유난히 지쳐 있다면,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직접 들어보아야 알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쓴 기록이 그 친구의 하루를 그대로 대신하지는 못하겠지만, ‘바빴다’는 말 안에 어떤 일들이 들어 있을 수 있는지 생각하며 이야기를 들을 수는 있겠지요.

간호사 친구에게 어떤 책을 건넬까

간호사 친구에게 책을 선물한다고 하면 일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책부터 떠올릴 수 있습니다. 막 취업했다면 업무에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책을 찾는 친구에게는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이미 가진 책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골라주는 편이 낫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책은 조금 다릅니다. 친구가 하는 일을 알고 싶어서 선물을 고르는 사람도 함께 읽는 책입니다. 전문 지식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는지보다,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생활과 마음이 담겨 있는지를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죽었다』는 제가 종양내과 간호사로 일하며 쓴 에세이입니다. 실무를 익히는 참고서는 아니고, 환자의 임종을 다룬 장면도 있습니다. 간호사라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닙니다. 친구가 죽음이나 병원 이야기를 읽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다른 책을 골라도 됩니다. 선물할 사람이 먼저 읽어보면 이런 내용까지 알고 건넬 수 있습니다.

친구가 처음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했다면, 제가 아는 그 친구와 병원에서의 그 친구 사이에 모르는 부분이 많을 겁니다. 꼭 이 책 속의 간호사와 비슷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지, 친구의 병원에서는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지는 정도여도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친구가 먼저 읽고 건네준다면

친구에게 받은 책을 들고 있는 간호사
친구가 먼저 읽고 건넨 책을 받은 자리.

만약 제 친구가 이런 책을 먼저 읽고 제게 선물한다면, 저는 참 고마울 것 같습니다.

간호사에게 좋다는 책을 찾아준 것도 고맙지만, 친구가 직접 읽었다고 하면 그때는 책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질 겁니다. 어느 부분에서 제 생각이 났는지, 읽기 전에는 몰랐던 일이 있었는지. 저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 그 이야기를 하게 될 테고, 제 경험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다른지도 말할 수 있겠지요.

병원에서 쓰는 용어를 다 알고 있어야 가능한 대화는 아닙니다. 제가 맡은 업무를 정확히 외우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친구가 제가 하는 일을 알고 싶어 했고,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 이해하려고 책을 읽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아, 그만큼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주는 친구구나.”

간호사인 제게는 그런 마음이 크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제 일을 힘들겠다고 걱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인정해주는 마음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선물을 고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읽는 시간이 도움이 될 겁니다. 책 소개에 적힌 추천 문구가 아니라, 직접 읽고 친구에게 건네고 싶은 이유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마음에 남은 대목을 카드에 적어도 좋고, 책을 주면서 그 장면을 이야기해도 좋겠습니다. 친구에게 꼭 어떤 교훈을 전하거나 힘을 내라고 말하지 않아도, 왜 이 책을 골랐는지 이야기하는 동안 마음이 드러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죽었다』에 담긴 이야기

이 글은 『나이팅게일은 죽었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부에는 환자들의 삶과 임종을 지켜본 기록이, 2부에는 그 곁에서 일하던 간호사의 생활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글에 적은 환자분과 병동의 점심시간은 모두 2부에 나옵니다. 남들이 퇴근할 시간에 일어나 나이트 근무를 준비하고, 제 몸을 돌보려고 요가 쿠폰을 사고, 퇴근한 뒤에야 참았던 감정을 꺼내던 이야기도 그 안에 있습니다.

친구가 어떤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궁금하다면 2부부터 읽어도 괜찮습니다. 1부로 넘어가면 그 간호사가 어떤 환자들을 만났고, 그들의 삶과 죽음을 곁에서 어떻게 지켜보았는지 이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목차와 본문 일부를 먼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읽다가 친구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면, 책을 건네는 날 그 질문도 함께 가져가셨으면 합니다. 저라면 친구가 읽으며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듣고, 그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병동 이야기도 나누고 싶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목차와 본문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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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담긴 책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표지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어느 간호사의 죽음 이야기
김민경 지음 · 에테르니 · 224쪽

종양내과 병동에서 지킨 임종의 기록과, 그 사람들의 낮과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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