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란으로 남은 서류에서 시작하는 웰다잉 교육
종양내과 병동에 병원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던 환자가 있었습니다. 물도 못 먹게 하고 몸에서 냄새도 나는 것 같다며, 제발 나가게 해 달라고 거친 숨소리에 섞어 말하던 분입니다. 이틀 전 담당 의사가 보호자에게 연명의료계획서를 설명했지만 서류는 아직 비어 있었습니다. 김민경 저자는 그 병실을 책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가족들끼리 상의가 안 된 상태로 서류는 공란으로 남겨져 있었다.”『나이팅게일은 죽었다』 46쪽
저자는 연명치료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가족마다 다르게 지나가는 것을 병동에서 여러 번 보았습니다. 그 차이를 “이야기를 해 본 가족은 서류 앞에서 울어도 서명을 했고, 해 보지 않은 가족은 서류를 공란으로 둔 채 살려만 달라고 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 웰다잉 교육은 그런 장면에서 출발해, 죽음을 미리 이야기해 두는 일이 남은 삶과 가족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함께 생각해 보는 강연입니다.
김민경은 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간호사이자 『나이팅게일은 죽었다』 저자입니다. 말기암 병동에서 지킨 임종의 기록을 책으로 썼고, 2018년부터 공무원 교육원과 대학, 고등학교, 돌봄 종사자 교육 과정에서 삶과 죽음, 돌봄을 주제로 강연해 왔습니다. 웰다잉 강연에서는 말기암 환자의 임종을 곁에서 본 그대로 이야기하고, 가족과 연명치료 이야기를 미리 나눠야 하는 이유를 말합니다.
웰다잉 프로그램으로 고를 수 있는 네 가지 주제
주제는 대상에 맞춰 섞을 수 있습니다. 한 번의 특강에서 한두 주제를 깊게 다루거나, 기관이 운영하는 웰다잉 프로그램의 한 회차로 넣을 수 있습니다. 어느 주제든 책에 실린 병동의 장면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의 삶에서 시작하는 웰다잉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목소리가 늘 쉬어 있던 말기 암 환자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그가 옆 환자에게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이미 내려진 선고는 받아들이는 거죠. 어찌 되었건 살아있는 동안엔 행복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25쪽) 그는 새벽이면 일어나 병원 복도를 걸으며 운동을 했습니다.
2025년 생활지원사 교육에서 저자는 웰에이징을 마지막까지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으로, 잘 사는 것을 선택권을 놓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이 주제는 죽음 준비를 서류보다 먼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묻는 데서 시작합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이라는 말
신입 간호사 시절 담당 환자의 첫 임종을 본 날, 저자는 열두 시간 넘는 근무를 마치고 싸락눈 속에 한강을 따라 뛰었습니다. 책에는 그날을 “살아있던 사람이 죽는다는 게 이렇게 순식간일지 몰랐다.”(10쪽)고 적었습니다. 숱한 임종 곁을 지나 1부 마지막 장에 쓴 “그래서 나는 이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111쪽)까지, 두려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합니다.
2023년 선거연수원 강연에서 저자는 담당 교수가 기대여명이 짧은 환자에게 삶을 정리하시라고 전할 때 의무기록에 적는 문구를 소개하고 무슨 뜻일지 물었습니다. 한 참석자가 곧바로 유서를 쓰라는 뜻이냐고 답했습니다. 의료진의 말이 환자와 가족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도 이 주제에서 함께 살펴봅니다.
연명의료, 가족에게 꺼내는 첫 문장
저자가 병동에서 본 연명치료의 질문은 환자 본인이 답할 수 없게 된 뒤에야 가족 앞에 놓이곤 했습니다. 그래서 강연에서 청중에게 권하는 문장은 하나입니다. “혹시 어떤 사고가 생겨서 연명치료를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할 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우리 한번 생각해 볼까.” 답을 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묻는 자리면 충분하다는 것이 이 주제의 중심입니다.
제도 설명은 현행 법령과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안내를 기준으로 합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에서 설명을 듣고 본인이 직접 작성하며, 언제든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습니다. 연명의료계획서는 말기환자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요청에 따라 담당의사가 작성하는 서류입니다.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시기를 임종과정에서 말기로 넓히는 방안은 논의 중이어서, 강연에서는 현행 기준과 논의 중인 내용을 나눠 전합니다.
임종 곁의 마지막 인사와 남겨지는 가족
8월의 어느 저녁, 저자는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한 환자의 가족에게 “아직 들으실 순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하시겠어요.”(91쪽)라고 전했습니다. 아내가 가장 먼저 남편의 얼굴 가까이로 가서 인사했습니다. “여보, 이제껏 정말 고마웠어요.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우리 걱정하지 말고 이제 마음 편히 가세요.”(92쪽)
보호자 없이 지내던 말기 간암 환자도 있었습니다.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전화에 형은 상태가 악화되면 그때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고, 책에는 그 순간이 “네? 상태가 안 좋아지면 연락 달라고요?”(54쪽)로 남았습니다. 강연에서는 두 마지막을 나란히 놓고,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었는지보다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나눴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공무원 연수원과 돌봄 현장에서 한 강연
2023년 3월 강원도교육연수원 「삶과 죽음의 인문학」에서는 강원도교육청 소속 지방공무원 쉰 명과 강릉에서 세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같은 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경력채용자 과정에서는 두 시간 강연의 후반부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와 국내에서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2024년 충청북도자치연수원에서는 충청북도 공무원 대상 세 시간 연수 과정에서 말기암 환자 세 사람의 임종 이야기와 연명치료 대화를 다뤘습니다. 2025년에는 충북광역지원기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생활지원사 웰에이징 교육 「돌봄 그 이상의 의미」를 5월과 9월 두 차례 맡았고, 두 번째는 같은 기관의 재초청이었습니다. 2024년 10월 충청북도자치연수원 강연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죽음 곁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내 곁을 지켜 주느냐에 따라서, 내가 맞이하게 되는 그 죽음의 온도가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느꼈습니다.”
웰다잉 강사를 찾는 기관과 진행 방식
강연은 에피소드 두세 편, 책의 한 대목 낭독, 그리고 청중이 포스트잇에 적어 낸 질문을 모아 답하는 시간으로 구성합니다. 청중이 책을 읽고 오면 질의응답이 달라집니다. 기관의 교육 목표를 알려 주시면 구성안을 먼저 보내드립니다.
복지관과 평생학습관의 웰다잉 프로그램, 도서관 인문학 강좌, 공무원 연수원의 교양 과정, 돌봄기관의 종사자 교육에서 검토하실 수 있습니다. 생활지원사와 돌봄 종사자 대상 교육은 생활지원사·요양보호사 교육에 따로 안내합니다. 자격증 취득 과정이나 법정 의무교육, 간호사 보수교육으로 인정되는 과정은 아닙니다.
시간·강연료와 준비 사항
자료와 문의
강연 검토용 소개에서 약력과 대상별 주제를 확인하고 인쇄할 수 있습니다. 기관명, 희망 일정(복수 가능), 대상과 인원, 시간, 희망 주제, 대면·온라인 여부를 적어 mingyeong.author@gmail.com으로 보내 주시거나 070-4204-6447 (도서출판 에테르니)로 연락 주세요. 이틀 안에 답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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